2020년 8월 4일 화요일

[메디피알] 24시간 심장 모니터링하는 '반지' 나왔다

스카이랩스, 세계 최초 반지형 웨어러블 심장 모니터링 의료기기 '카트-원' 출시
심전도 측정 및 심방세동 환자 불규칙 맥박 연속 모니터링 가능
카트-원[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24시간 심장을 모니터링하는 반지 형태의 의료기기를 내놨다. 손가락에 끼고 있기만 해도 불규칙한 맥박을 자동으로 연속 측정할 수 있어 관련 질환 예방 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카이랩스(대표 이병환)는 5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지형 심장 모니터링 기기 '카트-원'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을 탐지하는 이 기기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기존의 심방세동 탐지 기기들은 착용이 불편해 장시간 사용할 수 없거나 연속적인 데이터 수집을 위해선 별도의 조작이 필요했다. 게다가 심전도 기기 대부분은 장비가 크고 복잡하며 데이터 분석을 위한 진단자가 필요해 내원이 요구됐다. 간헐적인 심전도 모니터링으로는 부정맥 탐지도 쉽지 않았다.

스카이랩스에 따르면 '카트-원'은 기존의 심전도 측정 기능 외에 광학센서를 사용해 심방세동 환자의 불규칙한 맥박을 측정한다. 최소 3.75g에서 최대 4.79g으로 매우 가볍고 강력한 방진·방수 성능을 갖춰 일상 생활에서 불편 없이 착용할 수 있다. 자기유도방식의 무선충전 방식으로 완충까지 약 2시간이 걸리며, 1회 충전으로 48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다. 반지를 이용해 자동으로 일상생활에서 365일 24시간 연속적으로 질병을 탐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눈에 띄는 것은 심방세동 탐지 정확도다. 기존의 임상 연구 결과에서 정확도는 99%에 달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와 2년 이상의 임상연구를 통해 이 같은 정확성이 검증됐다. 최의근 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5월 카트를 이용한 심방세동 진단 임상 연구로 제40회 미국부정맥학회 학술대회에서 국내 최초로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럽 최대 심장학회(ESC)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발표에 참가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글로벌 의료기기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카트-원이 기기를 통해 측정된 사용자 데이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돼 사용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의 기록을 추적해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다. 장기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심장질환의 조기 진단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병원에서 환자의 내원 안내를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도 있다. 현행 의료법상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가 환자에게 내원 안내를 할 수 있게 허용됨에 따라 원격 의료가 가능한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카트-원' 출시와 함께 선주문과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스카이랩스는 설명했다.

특히 부정맥 외 다른 질병관리 기기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우선 심전도 측정이 가능해 원할 때마다 반지에 손가락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출시됐다. 향후에도 하드웨어 변경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새로운 질병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 할 수 있다. 스크이랩스는 임상연구를 통해 심부전, 고혈압, 수면무호흡, 만성폐쇄성 폐질환 진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호흡기질환 등 다른 질병관리 기기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카트-원' 제조는 전량 국내에서 이뤄지며 가격은 약 40만원 선이다. 이달 유럽통합 안전 인증을 획득할 예정이며 미국 FDA 허가도 준비하고 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그동안 다양한 종류의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가 출시됐지만 장기간 연속 측정이 가능한 반지형 기기는 카트-원이 세계 최초다. 착용의 불편함을 최소화해 데이터 수집의 편의성을 높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중요성이 높아진 비대면 진료에 카트-원이 원격 모니터링 의료기기로 보탬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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